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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릴레이 맛집탐방 (14)  어쩌다 만난 파주의 맛집, 갈현리 <제주바릇>

입력 : 2018-10-22 17:36:28
수정 : 2018-12-04 21:20:16

시민릴레이 맛집탐방 (14) 

    어쩌다 만난 파주의 맛집, 갈현리 <제주바릇>

 

 

갈현리는 제2자유로의 종점답게 최근에 맛집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어서 식당 선택의 폭이 넓다. 원조라는 국수집을 비롯하여 항아리수제비’, ‘복두부로 불리는 두부요리 전문점, 공장 인부들이 푸짐하게 즐기는 함바식당인 이모네식당’, 품격있는 분식을 하는 소소한 밥상까지 갈현4거리에서 홍삼사우나로 가는 길에 모두 몰려있다.

이모네 식당에서 동료들과 점심을 하고 나오는 길에 <제주바릇>이라는 식당이 새로 생긴 것을 알게 되었다, 대략 한 달 쯤 전이었다. 가을 내내 장염으로 고생하고 있던 터라 오늘은 순한 가정식 미역국을 먹기 위해서 제주바릇을 찾았는데 아주 만족스러웠다. 정말 어쩌다 맛집을 찾은 기분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선 식당에서 나온 밑반찬 배열이 예사롭지 않았다. 동네 식당에서도 푸짐하고 넉넉하게 나오는 것이야 예사지만 정갈하고 단정하게 자리 잡은 그릇들이 손님으로 하여금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4명이 종류 별로 음식을 시켰지만 싫은 내색도 없이 넉넉하게 내오면서도 부족하면 다시 채워 주신단다. 장이 안 좋아서 고생하는 관계로 성게미역국은 내 차지였지만 솔직히 성게미역국은 처음이다.

 

 

우리동네 역사소설가로 최근 <남원성>을 발표하여 바쁘게 활동 중이신 고형권 작가는 미역국에 대해서 만큼은 소설보다 더 일가견을 가지고 있다. 그 핵심이 쌀뜸물이라고 거침없이 주장하곤 한다. 그러나 나는 맑은 쇠고기미역국이 좋다. 성게 미역국은 처음인지라 평을 하기에는 분명히 역부족이지만 성게알이 잘 씹혔고, 탁한 쌀뜸물 미역국에서 보기 힘든 담백함이 좋았다.

나는 음식은 간이라고 생각하는데, 간이 좋다. 이것을 한번 더 확인 시켜준 것은 제주흑돼지 김치찌개였다. 내가 선호하는 시원한 김치국물이 제대로 우러난 김치찌개는 시원하면서 입에 딱 맞았다. 솔직히 김치찌개 잘하면 그 집은 믿어 좋지 않은가! 그리고 깔끔하고 아름다운 가장 확실한 마무리는 역시 착한 가격표였다.

 

 

식사를 마치고 이태준 사장님에 대한 인터뷰를 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음식은 역시 신선한 재료에 있다고 나는 믿고 있다. 그래서 음식 재료에 관한 질문으로 시작했다.

 

매일 제주도에서 비행기 편으로 공수하고 있습니다

 

바릇은 제주 말로 바다라고 한다, 제주바릇에서 갓 잡아 올린 신선한 생선과 제주도의 식자재, 그리고 제주도 식의 조리법이 핵심이었다. 은갈치 조림은 갈치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서 제주도에서는 고추장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입게 감기는 맛에 끌려서 나는 올해 처음으로 공기밥을 추가할 수 밖에 없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옆 식탁에서도 공기밥은 추가되고 있었다. 갈치조림의 국물에 비벼먹는 밥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정갈한 상차림에서 예감되었듯이 이대표는 일산의 애니골에서 이미 6년간 음식점을 경영한 바가 있었다. 이 때도 제주도 은갈치 조림이 유명해서 중앙일보가 도도한 자태 제주 은갈치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바가 있었다.

 

아이러니 이랄까? 인연이랄까? 이대표는 모슬포 출생으로 제주도 애월에서 식당을 하고 있다가 4대 독자 아들을 출가시키려고 과감하게 일산으로 이사를 오면서 식당을 시작했다. 갈치조림을 비롯해서 제주도의 일상식을 제주도 식으로 조리를 해 내었는데, 지금 내가 만족했듯이 많은 분들이 만족한 것 같다. 애니골에서 고급 식당으로 자리를 잡고, 원했던 대로 아들도 결혼을 시켰으니 하고자 하는 바는 이미 이루었다. 그렇게 6년이 지나고 몸도 불편해서 식당를 접었는데, 4대 독자 아들이 파주로 이사를 와서 손자를 떡하니 낳았다. 제주바릇이 갈현리에서 문을 열게 된 배경이다.

고양시의 애니골 때 보다는 메뉴도 간편해졌고, 가격도 반 이상으로 내렸지만 마음 역시 가벼워서인지 식당을 운영하는 부부에게서 여유가 느껴졌다. 덕분에 우리는 편안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자주 가게 될 것 같다.

 

<제주바릇> 031)946-1877. 파주시 탄현면 갈현리 260-9

                                                                         -   편집위원 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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